Fake Plants, 리얼을 대체할까?
인조식물, 담론을 시작하자
올해 플랜테리어 디자인에서 ‘인조 식물’은 화제의 중심이었다. 섬세한 디테일의 현실감 있는 인조 식물이 등장하였고, 상업공간과 홈데코 시장의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투박한 질감과 조잡한 마감의 플라스틱 조화는 이제 소비자가 더 잘 찾아낸다. 인조 식물의 디테일이 실제에 가까워질 수록 사용 빈도와 범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커피숍, 팝업스토어는 물론, 브랜드 론칭행사, 패션쇼, 심지어 촬영 세트장까지 인조 식물이 진짜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소비자와 디자이너들이 인조식물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조식물은 표현의 제약에서 자유롭고, 관리도 쉽다. 무엇보다 토양, 습도, 배수, 빛과 같은 식재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진짜 정원과 같은(혹은 더욱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래서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화려하고 풍성한 연출이 가능하다.
인조식물 사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식물 본연의 아름다움은 형태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조식물을 촉각, 후각을 포함한 이용자 경험과 환경개선 효과를 등한시한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한다. 시간과 함께 변해가는 생명의 성장도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변색과 노후화로 전시 가치가 점차 떨어진다.
더 큰 문제는 인조식물에 대한 품질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이용자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인테리어용 조화 10개 제품 가운데 절반(5개)에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이 검출되었다. POPs는 자연 분해되지 않고 동식물 체내에 축적돼 생태계를 위태롭게 하는 유해물질로, 지난해 적발된 5개 제품에서 준용기준을 최대 71배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또한 인조식물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합성섬유는 썩지 않고, 소각할 경우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며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이용자의 니즈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인조식물의 사용을 배척하기에도 문제가 있다. 미국의 market research future의 2023년도 보고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인조식물의 시장규모는 7억달러(한화 9180억원) 규모였고, 2030년까지 연평균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조식물 사용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도 인조식물에 대한 담론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 인조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플랜테리어’가 될 수 있는지와 같은 용어설정부터 식재디자인에서 인조식물의 활용과 범위, 인조식물의 품질기준 설정 등 업계가 다룰만한 꼭지가 적지 않다. 이는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고객(이용자) 입장에서도 관심 주제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전문가만의 담론으로 그쳐선 안된다.
‘인조식물이 진짜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란 제목도 곰곰이 생각하면 큰 의미가 없다. ‘디자이너, 클라이언트, 이용자들은 각자 어떻게 생각할까?’로 질문을 바꿔보면 안다. 심정적으로야 ‘식물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로 하고 싶은 독자들이 많겠지만, 인조식물로도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일반 이용자층의 취향도 흘려들을 수가 없다. 그리고 가짜가 진짜의 외형에 다가갈수록 클라이언트와 이용자의 선호도도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다. ‘Fake Plants’, 시장흐름을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알고, 담론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CH.N
15년간 조경매체에 몸을 담으며, 잡지, 인터넷뉴스 , 영상제작, 홈페이지 기획을 했었다. 그 사이 서울정원박람회와 LH가든쇼 등의 기획과 운영을 맡으면서, 정원, 가든디자이너와의 접점을 만들어왔다. 지금은 클라이언트와 가든디자이너 모두가 만족하는 정원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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